[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대학원 입시 후기

한동안 블로그를 방치해오다가, 오랜만에 글을 다시 남기게 되네요. 상반기동안 대학원 입시를 했었고, 결과를 기다리며 취업 원서도 몇개 내보다 보니,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블로그에서 잠시 멀어졌던 것 같습니다.
 
여하튼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저는 2023년 가을학기 서울대학교 대학원에 석박통합과정으로 합격했으며, 이에 관련 후기를 조금 남겨볼까 합니다. 저는 학부가 서울대학교는 아니었기에 주변에 정보 구할곳이 마땅치 않아서 멘땅에 헤딩하는 느낌으로 입시 준비를 했었습니다. 해당글이 저와 같은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컨택

서울대학교 대학원 입시에서 가장 큰 영향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컨택입니다(물론 전공마다 다를 순 있습니다). 컨택이란, 랩실 입학과 관련하여 희망하는 교수님께 사전에 입학 가능여부, 인턴 가능여부들을 여쭤보는 걸 말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희망 연구분야 관련 연구실을 3개 정도로 추렸고, 가장 가고싶었던 연구실부터 컨택을 시도했습니다. 연구실은 희망 연구분야 & 김박사넷 평점 정도를 참고하여 골랐던 것 같네요. 이외에도 연구실에 박사과정이 몇명인지, 자대생 비율이 높은지, 최근 나온 논문의 수가 적당히 있는지 등을 참고해보려했습니다. 김박사넷이 연구실을 선택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으나, 흔히 말하는 괴수랩.. 을 걸러내기에는 좋은 참고 지표라 생각합니다.
 

https://phdkim.net/

Professional Knowledge & Experience Market, 김박사넷

 

1-1. CV 작성하기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연구실을 선정하고, 교수님께 컨택메일을 보내기 전, 간단한 자기소개서(CV)를 작성하였습니다. 출신 학부가 어디이고 무슨 전공을 했는지, 학점과 석차는 어느정도인지, 지원하려는 연구분야 관련 어떤 경험을 했는지를 기재하려 했습니다. 특히 서울대는 어학성적으로 토익(TOEIC)점수를 받지 않아 텝스(TEPS)성적이 필요한데, 간간히 어학성적이 발목잡아 떨어지는 사례도 있어서, 컨택할 때에도 텝스(TEPS)점수를 보시는 교수님도 계시다고 듣긴 했습니다. 저는 컨택 당시엔 텝스 성적이 없었는데, 저희 교수님께서는 이부분을 따로 신경쓰신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교수님마다 다르니, 최대한 빨리 어학성적은 따놓는 걸 추천합니다. 참고로, 공대 대학원의 경우 뉴텝스(NEW TEPS)기준 327점이 커트라인이고, 커트라인만 넘으면 됩니다. 어학성적이 높다고 가산점을 주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래는 제가 작성했던 CV 양식인데,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어학은 토플(TOEFL)성적도 받긴 하지만, 가성비가 매우 떨어지는 편이라 대부분 텝스(TEPS)를 응시하는 편입니다.)

cv.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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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컨택메일 보내기

CV작성을 마치고, 교수님께 메일을 보냈습니다. 23년 가을학기 모집을 문의 드렸고, 22년 11월말 즈음에 메일을 보냈네요. 방학기간에는 아무래도 랩실 컨택이 많이 이루어지는 시기기 때문에, 저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좀 더 빨리 컨택했던 것 같습니다. 컨택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메일은 아래와 같은 형식으로 작성했습니다. 작성했던 CV도 이 때 함께 첨부하여 보냈습니다.
1. 저는 어느대학 어느전공 누구이며, 석사과정 or 석박통합과정 진학과 연구실 인턴에 지원하고 싶어 연락 드렸다.
2. 저는 어느쪽 분야에 관심이 많아 어떤 활동을 해왔다.
3. 학부 과정 중 000과목을 들으며 연구자의 꿈을 키워왔다. (학업성취도도 나쁘지 않았다.)
4. 관련 분야를 찾다보니, 교수님께서 하고계신 000분야에 관심이 생겼다.
5. 간단한 CV도 함께 첨부하여 보내드렸다.
6. 감사인사.
 
메일을 보낸지 1시간만에 읽으셨고, 3시간 정도 후에 특정날짜에 한번 보자는 답변이 왔습니다. 다른 분들과 비교해보면, 답이 굉장히 빨리온 편이더군요. 답변이 바로 오지 않아도, 1주일 정도는 기다려보시는 걸 추천드리고, 그 이상의 기간이 지난 후에는 정중하게 리마인드 메일을 보내보는 것도 좋아보입니다. 또한 최근 석사 지망생이 많아지면서, 기본적으로 교수님들께선 석박통합 지원자를 선호합니다. 컨택하려는 랩에 정말 들어가고 싶다면, 처음부터 석박통합으로 문의를 넣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나중에 석박통합 -> 석사로 전환도 가능은 하니까요.

1-3. 면담

교수님 오피스에서 1시간~1시간 반정도 면담을 했는데, 사실 저는 면담이랄게 없었습니다. 교수님 말씀만 듣다가(거의 사담위주) 시간이 지나갔는데, 그래도 좋게 봐주셨는지... 마지막엔 하고 싶으면 랩에 들어오라 하시더군요. 다만, 입시과정은 별개이기 때문에, 입시는 알아서 뚫어야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상 거절당할 걸 기대하고 제 기준 1순위 랩실에 가장 먼저 지원을 했었는데, 생각보다 별탈없이(?) OK 하셔서 당황스럽기도하고, 뭐 좋기도 했습니다. ㅋㅋ
하지만 랩마다 요구하는게 다를 수 있습니다. 자대 대학원에 진학한 친구들 사례를 들어보자면, 면담 전 사전과제를 내주는 곳도 있었고, 논문리딩을 시키는 곳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지원자가 몰릴 수록, 컨택 과정에서도 별도의 선발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특히나 최근 인기가 많은, 인공지능 or 반도체 쪽에서는 이런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2. 입시

출처 : 서울대학교 대학원 입학처

기계공학과의 입시는 서류 100점, 구술면접 100점으로 구성됩니다. 특이한 점은, 지원한 전원이 면접 대상자라는 것. 지원만하면 일단 면접을 보게되고, 서류점수와 면접 점수를 합산하여 선발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2-1. 서류

기계공학부의 경우, 필요한 서류가 2가지가 있습니다. 자기소개서(연구계획서)와 희망분야지원서를 작성하여 제출해야합니다. 양식은 서울대학교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으며, 양식은 거의 고정인 것 같습니다. 이외에 성적증명서, 졸업 증명서 등을 원서접수할 때 서면으로 함께 제출해야합니다. 이 점은 조금 불편했습니다.
 

https://admission.snu.ac.kr/graduate/general/notice

공지사항 - 일반대학원 - 대학원 - 입학 - 서울대학교 입학본부

 
자기소개서(연구계획서)의 경우 저는 2장반 ~ 3장 정도의 분량으로 작성했습니다. 특히 이때 취업 원서 낼 때, 자소서를 많이 써서 그런지 글쓰는게 크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너무 장황하게 문장이 길어지는 것만 주의하시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사실상 컨택에서 대부분 학생 선발은 마무리 되고, 자소서는 읽어보지도 않는다는 말도 있긴했는데.. 여튼 최선을 다해서 썼습니다.
 

 
4/14(금)까지 접수해야하는 것은 온라인 원서이며, 전형료 결제와 함께 진학사에서 접수를 해당기간까지 마무리해야하 합니다. 4/17(월)까지 제출해야하는 서류는, 앞서 언급한 서면으로 제출해야하는 서류들 입니다. 우편으로 보내거나, 직접 학과 행정실에 방문하여 제출해야합니다.
 

2-2. 구술면접

원서 접수 직후, 전공과목 구술면접을 보게 됩니다. 면접일자는 아래와 같이 메일 상으로 안내가 오긴 하지만,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홈페이지] - [공지사항]에 가보시면, 하루이틀 정도 먼저 안내가 되니 미리 참고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와 같이, 공지사항에 좀 더 먼저 안내가 되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me.snu.ac.kr/ko/board/notice/view/17702

서울대학교 |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구술면접은 개인별로 딱 5분간만 진행됩니다. 4대역학 과목 (고체, 열, 유체, 동역학) 중 2과목을 지원자가 선택하면 관련 과목 개념질문을 받습니다. 면접관으로 교수님 세분이 들어오시게 되고, 사실상 자기소개 간단하게 하면 1분 정도가 지나기 때문에, 실제 면접은 3~4분 정도로 매우 짧습니다. 조금 현타가 올지도...ㅎㅎ. 5분이 지나면 밖에서 진행위원 분께서 시간이 끝났다고 알림을 주시고, 답변 중인 질문도 끊고 나와야했습니다. 면접 점수가 A,B,C 이런 식으로 주어지고, 과락(C)점수를 받게 되면 서류점수와 관계없이 탈락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오피셜은 아님), 교수님 면담 때, 입시는 알아서 뚫어야 한다는 점이, 이걸 의미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과락받지마라! 
동역학은 말로 설명하기가 굉장히 두루뭉술하다는 점, 유체는 강의하시는 교수님 별 전공분야에 따라 배우는 내용이 달라진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저는 고체와 열 두과목을 선택했습니다. 실제로 유체 후반부의 내용은, 난류 관련해서만 배웠던지라, 그 외적인 부분에 대한 질문에는 자신이 없었습니다. 면접은 개념 위주로 물어보니 교과서 한번 쭉 읽어보고, 개념적인 부분들을 정리해서 간다면 면접 자체에는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 같습니다.
 

3. 결과

4월 21일에 구술면접을 봤고, 기계공학과의 경우 이외의 추가전형이 없기 때문에, 무려 한달반에 가까운 기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내심 1주일정도라도 조기발표를 바랬으나, 그런건 없었습니다. 예정대로 6월 8일에 발표가 났고, 저녁 6시보다 30분 정도 이른 시간에 발표가 났습니다.

두근두근... 

 

최종 결과는 합격!! 

 

4. 후기

컨택 메일을 보내면서, 또 입시를 치르면서도 학점도 스펙도 부족하다는 생각에 안될 것 같다는 생각만 정말 수백번도 더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컨택메일을 쓰면서도 막연한 두려움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4학년때 1학기 때만해도 취업 쪽에 무게를 두다보니, 당연히도 연구 관련 스펙은 더더욱 없었으며, 학점도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대학원 지원에 애매했던 학점이었죠. 스펙이랄것도, 대기업인턴1회, 연구분야 관련 교육1회 수료 정도로 대학원에서 요구하는 스펙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일단은 질러보라는 겁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지만, CV를 작성하면서도 스스로의 부족한 점밖에 생각나지 않아, 메일 작성을 미뤘던 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밑져야 본전 아니겠습니까? 메일 보내는 거에 돈드는 것도 아니니까요. 어짜피 평가는 본인이 아니라 교수님이 하게 됩니다. 저처럼 막연한 두려움에 망설이기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여러군데 시도해보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이 글이 대학원 입시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입시 관련 질문도 언제든지 환영입니다.